[금주의 시] 또 다른 소유

지 시 연

먼 길을 나섰다
내려놓는다는 의미, 헛말은 아니었다
잠시 거덜이 난 창고
무너질까 봐 고쳐 지으려 손바닥만 한 가면을 썼다

먼 길에서 돌아왔다
참말이지 소유가 떠났다고 믿었다
돌아온 자리에 수북이 짐들이 풀어지고
분간 못할 자질구레한 것들
딱정벌레처럼 따라와 쏟아졌다

돌멩이 몇 개를 만지작거려도
배가 부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날 밤 소유인지 욕심인지 잠을 지웠다
산 밑 작은 집을 삼킨 겨울 안개는
무릎까지 묻어와 나란히 잠이 들었다

* 지시연
* 2008년 『문학세계』 신인상 등단.
* 제4회 원주여성문학상, 강원문학 작가상. 원주문학상 등.
* 제26회 ‘문예사조 시문학상 수상.
* 시집 : 제1집 「바람소리 들꽃내음」,
제2집 「나의 노래」,
제3집 「숨은 그림 속에 내가 사네」,
제4집「빛의 산란을 바느질하다」,
제5집「바람이 걸어온 시간」
* 한국문인협회. 가톨릭문학인회. 원주문인협회 이사.
원주여성문인협회 사무국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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