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장애인 학대 1008건, 전년보다 6.7% 증가…가해자 20%는 지인

복지부, ‘2020년도 전국 장애인 학대 현황 보고서’ 발표

지난해 발생한 장애인 학대 사례 5건 중 1건은 피해 장애인의 지인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대는 주로 피해 장애인의 거주지나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발생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도 전국 장애인 학대 현황 보고서’를 30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접수된 장애인 학대 신고는 총 4천208건이다. 전체 신고 수는 2019년(4천376건)에 비해 3.8% 감소했으나 학대로 인정된 사례는 오히려 늘었다.
조사 결과 학대로 판정된 건수는 1008건으로 2019년(945건)과 비교해 6.7% 증가했다. 그 외 학대가 의심되지만 피해가 불분명하거나 증거가 부족한 소위 ‘잠재위험’ 사례는 218건이었으며, 683건은 학대로 인정되지 않았다. 나머지 160건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피해 장애인의 주된 장애 유형을 보면 지적장애가 65.3%로 가장 많았고, 지체장애 9.8%, 뇌병변장애 5.5%, 청각장애 4.1% 등이 뒤를 이었다.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 학대에 더욱 취약했다. 피해 장애인의 94.3%(896건)는 장애인복지법상 장애 정도가 심한 ‘중증장애인’으로 등록된 경우였다.
1008건의 학대 사례 중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가 519건으로 남성 피해 사례(489건)보다 많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가 27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40대(176명), 30대(173명) 등의 순이었다. 19세 이하 피해자는 164명이었다.
학대 유형별로 보면 신체적 학대가 29.9%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경제적 착취 25.4%, 정서적 학대 24.6%, 성적 학대 10.6%, 방임 9.5%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착취 중 2014년 ‘염전 노예 사건’처럼 임금을 주지 않고 일을 시키거나 임금을 가로채는 이른바 ‘노동력 착취’ 사례는 총 88건으로, 전체 장애인 학대 사례의 8.7%에 해당한다.
학대 행위자를 보면 피해 장애인의 지인(알고 지내던 사람)이 203건(20.1%)으로 가장 많았고, 사회복지시설 종사자가 195건(19.3%)으로 뒤를 이었다. 사회복지시설 외에도 장애인이 이용하는 활동지원 서비스 및 교육·의료 기관 등 관련 기관 종사자가 가해자인 경우까지 모두 합치면 총 251건(24.9%)이었다.
부모에 의한 학대는 전체의 15.4%로 기관 종사자나 지인 사례에 비해 적었지만, 18세 미만의 장애 아동 피해 사례의 경우에는 부모에 의한 학대가 48.9%로 가장 많았다. 2019년 수치와 비교해보면 지인을 비롯한 타인에 의한 학대와 가족·친인척에 의한 학대는 각각 3.1% 포인트, 6.0%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기관종사자에 의한 학대는 전년도와 비교해 9.1% 포인트 감소했다. 학대 행위가 발생한 장소는 피해 장애인의 거주지가 394건(39.1%), 장애인 거주 시설이 150건(14.9%)으로 장애인이 주로 머무르는 장소에서 발생한 경우가 54.0%에 달했다.
신고된 장애인학대 의심사례 중 1천341건(64.8%)은 신고 의무가 없는 비신고의무자에 의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의무자가 신고한 경우는 그보다 적은 728건(35.2%)이었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활동지원인력 등 직무상 장애인 학대를 인지할 가능성이 높은 직군은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신고의무자로 규정돼 있다. 피해장애인 본인이 직접 신고한 경우는 전년도보다 69.1%나 증가한 274건이었다.
복지부는 올해 4월부터 청각·언어 장애인을 위한 문자신고 서비스를 시행해 청각·언어 장애인들이 문자나 카카오톡을 통해 피해 내용을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장애인 학대 예방 및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법령·제도 등을 개선해왔다” 며 “앞으로도 피해장애인 보호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죽희 기자/newskw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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