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장애등급제 폐지 촉구 서울역 노숙농성

부양의무제·장애인수용시설 폐지도 요구


◇ 자료사진

장애인단체들이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장애인 수용시설 폐지를 촉구하면서 18일 서울역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3대 적폐 폐지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역 역사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최근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및 종합지원체계를 발표했지만, 이는 예산을 확대하지 않은 ‘가짜’ 폐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228개 단체의 연대 조직으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에서 이름을 바꿨다.
공동행동은 “장애인수용시설 정책 역시 ‘탈(脫)시설’을 언급하며 변화의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시설 신규 입소 인원은 줄지 않고 탈 시설과 관련한 예산 배정도 없다” 며 “부양의무자기준도 주거급여 외에 생계·의료급여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내에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의 민관 협의체에서 논의한 각 부처 예산안을 기획재정부가 잘라버렸다”며 김동연 기재부 장관을 비판했다. 이들은 “예산 보장 없이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공동행동은 추석 연휴 하루 뒤인 27일까지 서울역에서 노숙농성을 하면서 이런 주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기자회견 후에는 장애인 이동권 해결을 촉구하다 1984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순석(당시 35세) 씨의 추모제가 열렸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 척결 대책위원회, 전국장애계대책위원회와 함께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대구시립희망원 거주 장애인의 탈시설 및 자립 지원을 요구한 뒤 휠체어를 타고 총 2.3㎞를 이동해 서울역에 도착했다. 도착 직후 이들과 경찰·코레일측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역 역사 안으로 진입한 공동행동측이 천막을 치려 하자 경찰과 코레일 직원이 이를 막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공동행동측이 역사 3층에 ‘문재인 대통령님 장애인등급제 진짜 폐지하십시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 때에도 충돌이 빚어졌다.

이인동 기자/newskw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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