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병원 환자용 자율주행 기능 휠체어 나온다

식약처, 자율주행 휠체어 품목 및 인허가 기준 신설

환자는 병상 앞으로 다가온 휠체어에 앉기만 하면 된다. 사전에 입력된 위치 정보와 이동 경로에 따라 휠체어가 알아서 장애물을 피하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가며 환자를 원하는 장소로 데려다 준다.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니다. 올해 말에는 이 같은 자율주행 휠체어가 적어도 병원에서는 현실이 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자율주행 기능이 포함된 전동식 휠체어 관련 17개 품목을 신설하고 인허가 시 안전성과 성능 평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1일 밝혔다. 일부 국가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자율주행 휠체어가 국내에서도 상용화가 임박하자 관련 기준을 만든 것이다.
자율주행 휠체어는 레이저로 거리를 측정하는 라이다(LiDAR)와 위성항법시스템(GPS), 인공지능(AI), 음성 센서 등이 탑재돼 스스로 위치 결정, 지도 생성, 경로 작성, 장애물 인식, 자동 멈춤 등이 가능한 의료기기다.
식약처가 국내 환경에 맞게 정의한 자율주행 휠체어는 모두 5종이다. 우선 자율주행 기술 수준에 따라 등급별(2~4등급) 휠체어 품목 3종이 신설됐다. 등급이 높을수록 자율주행 능력이 뛰어나다. 음성인식 휠체어는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고, 추종형 휠체어는 동반자를 따라 주행하는 방식이다.
사용자 특성을 반영한 전동식 휠체어 품목은 6종이다. 손목이나 손가락· 발가락, 입이나 눈동자, 호흡(들숨과 날숨)으로 조작이 가능해 신체 마비 환자도 운전할 수 있는 휠체어들이다. 아직은 기술 개발이 더 필요하지만 계단이나 험지 주행이 가능한 특수 환경 휠체어 품목 3종도 신설됐다. 장유진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간사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자율주행 휠체어가 장애인 삶에 편의와 혁신을 가져오기 바란다”고 했다.
국내 업체들이 개발 중인 2등급 자율주행 휠체어는 완성 단계로, 일부 제품은 종합병원에서 시범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식약처는 품목과 인허가 기준이 생긴 만큼 개발업체들이 제조품목 허가 신청을 거쳐 신속히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연말쯤에는 병원 등 실내에서 사용 가능한 자율주행 휠체어 제품이 허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죽희 기자/newskw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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