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시] 비빔눈물

김금분

콸콸 솟아오르는 당신 때문에
그릇이 넘쳐난다

숟가락으로 뭉개어지지 않는 팍팍한 밥처럼
목에 걸릴 때 나는 소리가 나올 때도 있다
얼굴이 문을 찾는다
잘 쓰지 않았던 문고리가 맥없이 헐렁하다

새가 날아간다, 가볍게 턴다

눈물 닦으며 모여 앉은 슬픔의 대가족들,
오래 묵은 부엌이 파르스름 살아난다

이미 다 울었다고, 한사코,
눈동자를 먼저 비워내는 목련꽃

한 인생 눈물 한그릇
뚝뚝 건져서 들판에 퍼나른다

·김금분
·춘천 출생
·춘천여고,
·한림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 수료
·월간문학으로 시인 등단(1990년)
·시집 <화법접환 > 외
·춘천 글소리낭송회장
·전 강원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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