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시] 옥탑방

송경애

옥탑 방에 사는 아들을 만나러
탑같이 높은 지하철 계단을 오른다
저 쪽 한 계단 끝 모서리에서
꽃잎보다 환한 햇덩이로 깃발처럼 손 흔드는 아들,

어느 새 넓어진 푸른 청년의 어깨에 손을 얹고
아흔 아홉 굽이 돌아가듯
골목길을 휘돌아 오른다
하늘이 노오래지도록 오른 언덕과 언덕 사이
뜨겁게 물든 하늘이
아들을 바알갛게 익혀내는 방,

아들은 그래도 싱글벙글
수학공식 암기하듯 바흐를 들으며
바흐처럼 ‘변주곡’을 울리고 있다
그의 콧노래 속에서 싸아하게
무너져 내리는 내 가슴
불볕 속에 타고 있는 옥탑 방에서 아들은 그렇게
그렇게 푸른 청년으로 꿈을 세우고 있었다.

* 송경애 시인
* 성심여자대학교 작곡과 및 강원대교육대학원 음악교육과 졸업
* 2003년 『문학예술』 등단.
* 제9회 강원여성문학상우수상.
* 제12회춘천문학상 수상.
* 시집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말』 외.
*서울 KBS청춘합창단 부지휘자 역임.
* 현재: 춘천 청춘합창단 지휘자.
* 춘천여성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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