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상식] 베이비부머, 노후대책 합리적으로 세워야

필자는 ‘베이비붐 세대’ 혹은 ‘베이비부머’이다.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가족계획정책이 시행된 1963년까지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이들이 청소년이 되자 중·고등학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결혼하면서 아파트가 대중화되었다. 베이비붐 세대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성장시켰고 민주화를 이루었다.
베이비붐세대가 60대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한국사회는 성장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베이비부머의 자녀 세대들이 취업난을 겪으면서 취업과 결혼도 늦어지면서 자립도 늦어진다. 모든 동물은 자녀세대가 ‘자립’해야 부모도 ‘자주적’으로 살 수 있는데, 중장년·노년은 청년실업의 고통을 함께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이비붐세대는 노후대책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노후대책 핵심, 수입 늘리고 지출 줄여야>
노후대책의 핵심중의 핵심은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수입은 흔히 근로소득·사업소득·이전소득·이자·임대료 등에서 발생된다. 사람이 늙으면 자신의 노동력을 투입하여 버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줄어든다. 일부 직업인은 늙어도 소득이 줄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직업인은 고령자가 되면 근로소득은 줄어든다.
따라서 노후대책의 핵심은 나이가 들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대체할 수 있는 이전소득을 늘리고, 이자·지대 등에서 수입을 다각화시키는 것이다. 이점에서 많은 국민이 가입한 ‘국민연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국민연금에 가입한 후 보험료를 내지 않는 기간이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는 ‘추후납부’를 활용하면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다. 가입기간이 20년 미만인 사람은 60세가 되기 전에 ‘임의계속가입’을 신청하여 가입기간을 5년간 연장시킬 수 있다.
국민연금·퇴직연금 등 연금으로 탈 수 있는 것을 일부 혹은 전부 일시금으로 타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금물이다. 어떤 사업이던지 초기에 투자가 필요하고, 유지하기 위해 운전자금도 필요하다. 중장년·노년이 투자하기 쉬운 사업은 경쟁이 치열하여 실패할 확률이 높다. 젊은이는 실패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중장년·노년은 실패하면 노후자금까지 탕진하기 쉽다. 어떤 경우에도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미리 쓰는 일은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퇴직금 등 목돈이 있으면 주변에서 투자를 권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이 잘 알고 책임성 있게 개입할 수 있는 사업이라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겠지만, “시중은행의 이자율보다 몇 배 더 주겠다”는 사업에 대한 투자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금융전문가들조차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대기업들도 은행이자율보다 높은 사업을 찾지 못해 사내에 자금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 이자율보다 몇 배 더 주겠다는 사업은 대부분 ‘사기’로 끝난다. 이러한 사기로 꼬임에 투자한 사람들만 큰 손해를 본다.

<교육에 투자, 수입 다각화해야>
필자가 베이비붐 세대에게 가장 강력하게 권하는 노후대책은 ‘자신의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다. 중장년·노년은 ‘자녀교육에 투자’하느라 자신에게 투자할 여유가 없다. 과거에는 자녀교육에 대한 투자는 곧 나와 가문에 대한 투자이었다. 자녀가 고급공무원이나 전문가가 되면 부모도 그 과실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녀교육을 통해 부모가 덕을 보기는 어렵다. 자녀교육에 대한 투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자신의 노후자금까지 자녀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과잉투자가 고소득 취업이나 창업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부모는 자녀교육에 적정하게 투자하고, 자신의 교육에도 투자해야 한다. 베이비부머는 고등교육을 대중적으로 받은 첫 번째 세대이다. 노후대책의 하나로 다시 한 번 더 ‘고등교육’에 도전해볼 것을 제안한다.
은퇴한 사람은 방송통신고나 방송통신대에 입학·편입학하거나 전문대학과 대학교에 도전하기 바란다. 만학도는 특례입학제도로 본인이 원하는 대학교와 학과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의 50%이하인 사람은 읍·면·동 주민센터에 ‘교육급여’를 신청하면 고등학교는 무상으로 다닐 수 있다. 월소득인정액이 318만 원 이하인 가구에 사는 대학생은 신청만 하면 국가장학금을 연간 52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제도를 이용하면 전문대학과 국공립 대학교를 사실상 무상으로 다닐 수 있다.
정년 후 혹은 조기 퇴직 후 새로운 직업을 원하는 사람은 직장에 다니면서 야간이나 주말에 혹은 사이버로 대학교를 다닐 것을 권유한다. 필자 주변에는 퇴직을 8년 앞둔 경찰관이 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부에 3학년 편입학하여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박사를 마친 후에 ‘겸임교수’를 한 사람이 있다. 그녀는 대학교에 편입학한 것이 인생에서 가장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수많은 사람이 60대가 되어도 일을 그만 둘 수 없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직업은 요양보호사, 간병인, 조리원, 판매원, 가사도우미 등 수입이 적고 불안정한 일자리밖에 없다. 만약, 대학교에서 전문교육을 받아 자격증을 취득하면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간호사, 조리사, 요리사, 회계원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이다. 화장품 가게의 판매원이라도 ‘중국어를 할 줄 아는 판매원’은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임금이 높을 수밖에 없다. 자녀교육에만 올인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교육에 좀 더 투자하기 바란다. 교육급여와 고교학비지원으로 고등학교를 무상으로 졸업할 수 있고, 국가장학금으로 대학교를 사실상 무상으로 졸업할 수 있다.

<몸과 마음에 투자하여 삶의 질을 높여야>
늙을수록 늘어나는 지출은 의료비와 관련 지출이다. 몸이 아프면 병원비와 약값이 들고, 병의원을 출입하느라 교통비가 들며, 그 시간에 돈을 벌 수 없기에 기회비용이 늘어난다. 건강보험에서 2년에 한 번씩 제공하는 무료 건강검진을 활용하여 건강관리를 잘 하는 것이 돈을 버는 길이다. 건강할 때 건강관리를 잘 하고, 질병이 걸리더라도 지출을 합리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최근 발표된 ‘2015 보건복지정책 수요조사 및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삶의 만족도는 50대에 가장 낮다. 20대의 만족도는 82.6%인데, 50대는 66.9%로 전체 연령층에서 가장 낮았다. 반면 60∼64세는 71.6%, 65세 이상은 78.1%로 조금씩 높아졌다. 현재 가장 큰 걱정거리는 연령대별로 다르데, 20대는 일자리(37.4%), 30대와 40대는 자녀교육(31.3%, 36.2%), 50대 이상은 자신의 건강을 꼽았다.
삶의 질은 경제적 안정과 함께 관계의 만족이 중요하다. 베이비붐 세대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실업과 이혼을 경험한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인생에서 쓴맛을 보고 부부관계, 부모자녀관계, 친인척관계, 친구관계 등 인간관계가 흐트러진 경우가 많았다. 노후대책에서 경제적 대책과 함께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새삼 중요하다. 늙어서도 혼자 살기보다는 부부가 함께 살면 삶의 질이 높아지기에,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는 가족의 틀을 넘어 ‘공동생활가정’ 등 공동체로 사는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국민연금 노후준비서비스
http://csa.nps.or.kr/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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