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상식] 복지는 비용인가, 투자인가?

복지는 비용인가 투자인가? 아니면 비용이면서 투자인가? 어떤 사람은 “왜, 부자에게 돈을 쓰면 ‘투자’라고 하고,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쓰면 ‘비용’이라고 말하느냐”고 비판하기도 한다. 복지는 비용, 투자, 비용겸 투자라는 다양한 속성을 가진다.

복지는 생존을 위한 ‘비용’
전통적인 복지는 사회적 약자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비용으로 인식되었다. 부모가 없는 고아, 자녀가 없는 독거노인, 배우자가 없는 과부와 홀아비, 보살필 사람이 없는 중증장애인도 생존해야 하기에 국가는 세금으로 기초생활을 보장했다. 스스로 혹은 가족의 도움으로 살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복지는 정부가 지출해야 할 ‘비용’으로 인식되었다.
그런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가 ‘비용’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예컨대, 아동에게 생계비를 지원하고 교육을 무상으로 시켜주는 교육급여가 ‘비용’일까? 지금 여기에서 비용이지만, 그와 그녀가 성장하여 세금을 낸다면 ‘투자’이다. 생활이 어려운 한부모가족에게 생계비를 주어 삶을 안정시키고 의료급여로 건강을 지원하는 것은 만약에 생길지도 모르는 가정해체로 인한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투자’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쓰는 복지예산을 ‘비용’이라 간주하더라도, 복지예산 중 ‘아주 가난한 사람’에게 쓰이는 돈은 그리 많지 않다. 2016년 국가 예산 386조 원 중 보건·복지·노동분야인 ‘복지’예산은 123조 원이다. 그중 기초생활보장 예산은 8조 원이고, 나머지 115조 원은 거의 모든 국민에게 쓰인다.

복지는 미래 위한 ‘투자’이다
현대적인 복지는 사회적 약자의 생존을 위한 것보다는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투자’가 중심이다. 선진국은 가난한 사람을 위한 공공부조와 함께 빈곤을 예방하기 위한 사회보험과 사회수당이 체계적으로 발달되었다.
건강할 때 질병에 대비하여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젊어서 노후를 위해 연금에 투자하며, 일할 때 실업에 대비하여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이를 낳은 것은 부모가 할 일이지만, 이들을 함께 키우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인식하여 아동수당을 준다. 모든 사람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공중보건을 향상시키고, 쾌적한 삶을 위해 녹지를 만든다. 복지는 자신과 이웃을 함께 돕는 일이고 안정된 삶을 위한 투자이다.

복지, ‘비용’을 넘어 ‘투자’로 설계한다
복지는 비용이면서 투자이기에 가급적 비용을 줄이고 투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설계돼야 한다. 사회복지는 그 형태에서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 사회수당 등 다양하다.
그 중 공공부조는 가난한 사람의 생존을 위해 주로 세금으로 운영되고, 사회보험은 일하는 사람의 안정을 위해 주로 보험료로 조달된다.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은 가입자들이 보험료를 내서 사회적 사고를 대비하는 품앗이형 복지이다.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고아원·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중심으로 발전되었고, 공공부조가 사회보험보다 먼저 제도화되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공부조만을 사회복지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복지제도는 이미 사회보험이 중심이고 공공부조는 보조적인 수단이다.
18세 이상 모든 국민이 노후의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은 모든 성인이 국민연금에 당연 가입하지만, 한국은 1인 이상 고용 사업장의 근로자와 일부 자영업자만 당연가입이고, 학생, 군인, 주부 등은 임의가입 대상자이다.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는 사람은 노후에 생활이 어려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난한 노인에게 생계급여, 기초연금을 주는 것은 ‘비용’의 성격이 강하지만, 소득이 있을 때 연금에 가입하는 것은 ‘투자’이다. 18세 이상 모든 국민이 국민연금에 당연 가입하면, 임의가입 최저금액인 8만9천100원보다 낮은 보험료로 노후대책을 세울 수 있다.
또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높이면 실손의료보험에 의존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건강보험은 세대단위로 가입하지만, 실손의료보험은 개인단위로 가입하여 온 가족이 가입하면 보험료 부담이 크다.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일부 가입자와 병·의원은 더 많은 급여를 받기 위해 오·남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건강보험까지 위태롭게 할 수 있다. 복지의 비용을 줄이고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복지제도를 보다 섬세하게 설계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복지 ‘낭비’ 줄이고 ‘선순환’ 도모
최근 복지사업이 늘어나면서 복지를 비지니스로 인식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과거 사회복지는 사회사업이라고 하여 ‘좋은 일’이나 ‘착한 일’로 인식되었는데, 최근에는 ‘돈 되는 일’로 인식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정부와 사회복지법인 등 특수한 요건을 갖춘 기관만 복지를 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일정한 자격을 갖추면 개인도 복지사업을 할 수 있게 되어 이윤 추구 경향은 커지고 있다.
주로 정부와 사회복지법인의 사업비는 정부 예산이나 보조금으로 조달되었지만, 최근 신고시설은 개인이 ‘투자’하고 보험수가나 이용료로 충당된다. 복지사업은 수입과 지출의 균형이 중요하고, 적정한 ‘이익’과 ‘투자’는 합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사업에 투자된 돈을 회수하는 과정에 비리를 저지르거나 이익을 과다하게 취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렵다. 복지사업은 낭비를 줄이고, 선순환을 통해 복지공동체를 추구하는 본디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최근 각 시·군·구청은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을 이용할 아동·청소년과 노인·장애인을 모집하였다. 이 사업은 전국가구 월평균소득 150%이하의 사람이 신청할 수 있다. 즉, 1인 가구는 230만7000원, 2인 가구 464만8000원, 3인 가구 663만5000원, 4인 가구는 746만1000원 이하 등 상당한 소득을 가진 사람도 기호에 따라 신청하여 이용할 수 있다(이 기준은 매년 조금씩 인상되는 경향이 있다).
사회복지는 ‘낭비’를 줄이고 ‘선순환’을 도모할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한 온라인 교육사업체는 광주광역시에 저소득층 자녀 1만명이 1년간 온라인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학습권을 제공하였다. 이는 더 많은 사람이 교육컨텐츠를 공유하여 학습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선순환 복지’의 본보기이다. 복지의 비용을 줄이고 투자를 늘릴 수 있는 길을 찾아 복지공동체를 열어가자.

참고할 사이트= 사회서비스전자바우처
http://www.socialservic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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