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시민사회 혁명이 가져다 준 6.13 지방선거

박혁종 / 본지 대표

6.13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이로써 민주당은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을 장악했고, 완패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극심한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선거 다음 날 오전 사임했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또한 오후 당 최고위원회를 열고 당대표직을 사퇴했다.
이번 6.13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이 17곳의 광역단체장 가운데 14곳에서 승리했다.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남, 충북, 대전, 세종, 전남, 전북, 광주, 경남, 울산, 부산에서 모두 이겼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대구에서 권영진, 경북 이철우만 이겼고, 제주에서는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당선됐다.
서울, 경기, 인천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승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는 서울은 여당이 이기고 인천. 경기는 야당이 이기는 식으로 서로 나눠가졌는데 이번에 이런 공식이 완전히 깨졌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압승했다. 12곳 가운데 경북 김천을 제외한 11곳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이로써 국회 역학관계가 상당히 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 의석은 130석으로 1당 지위를 확고하게 유지하게 됐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군소야당이 전멸한 것도 주목해야 한다.
여당의 선거 승리는 어느 정도 예상되었다. 지난해 치러진 대통령 선거의 여진이 남아있는데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 그리고 야권의 선거전략 실패가 겹쳐지면서 대승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먼저 대선 이후 계속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선거에 그대로 반영됐었으며, 또 선거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회담을 여는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도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과거 선거라면 문제가 크게 됐을 드루킹 특검과 관련된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불륜설에 휩싸인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도 이런 분위기를 타고 그대로 넘어갔다.
반면 야당은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서 참패했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달라진 국제정서를 읽지 못한 홍준표 대표의 리더십 한계에다 막말이 부메랑으로 돌아왔고, 특히 막판에 터진 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이라는 ‘이부망천’ 발언은 안 그래도 불리한 수도권 선거에 불을 질렀다.
야권의 분열도 여당 선거승리의 요인이 됐다. 여당은 더불어민주당 1곳인데 야권은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까지 4곳이나 돼 선거 지형상 야권이 이기기 힘든 상황이었다. 국회의원들 입장에서는 재보궐선거 12곳 가운데 11곳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 위력을 봤고, 다음 총선에 엄청난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고각하(照顧脚下)의 자세로 더욱더 냉철하게 자신의 위치와 지켜야할 가치를 바로 잡고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야 한다. 지켜야할 가치와 올바른 방향은 다름 아닌 자유민주주의다. 한반도 평화가 중요하고 통일이 우리 민족의 과업이라 할지라도 자유민주주의 원칙과 기준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의 존립근거다. 19세기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은 인간의 개별성이 사라지는 바로 그때가 인류의 진보가 중단되는 순간이라고 했다. 우리 민족의 번영과 발전은 국민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사상과 언론의 자유, 취향과 탐구를 위한 행동의 자유, 진리와 결사의 자유가 보장될 때 가능하다. 한반도 평화를 통해 이루고자하는 통일된 나라도 곧 그런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이어야 한다.
한편 삼척시장 더불어민주당 김양호 후보는 2만4천662표(61.8%)를 얻어 2위 자유한국당 김인배 후보(1만3천198표, 33.07%)를 1만1천464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여기에 동해시장 무소속으로 출마한 심규언 후보 1만9천558표(42.72%)를 얻어 2위 더불어민주당 안승호 후보(1만4천762표, 32.24%)를 4천796표차로 누르고 재선에 당선됐다.
선거기간 각종 네거티브, 등으로 후보들 간에 상처를 준 부분은 시민의 하나 된 마음을 모아 동력을 만들어 문화권이 같은 동해, 삼척 발전에 온 정성을 다 할 것으로 보인다.
“군주는 배고 백성은 물”이라는 ‘군주민수(君舟民水)’였으니, 파사현정(破邪顯正)과 절묘한 조화가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이 삿됨을 타파하고 결국 새로운 배를 물에 띄웠으니 말이다. 파사현정은 정치나 사회에 국한 된 것은 아니다. 파사현정은 나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래서 파사현정은 항상 깨어있으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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