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통합 위한 법 만들어 달라”

보호입원 조항…헌재,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도 부당함 지적
장애계, 정신장애인 사회통합과 차별금지 위한 법률 제정 청원

◇ 자료사진

정신장애 당사자들이 당사자 동의 없는 보호(강제)입원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며 개정 정신보건법의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정신장애연대, 정신장애와인권 파도손을 비롯한 장애계 단체는 25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정신보건법폐지, 정신장애인의 사회통합과 차별금지를 위한 법률제정 청원’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애와인권 파도손 이정희 대표는 “정신보건법의 보호입원 조항은 정신장애인의 삶을 빼앗고, 무능력하게 만들며 최소한의 양심의 자유마저 박탈한 무서운 법”이라며 “우리는 단지 아프다는 이유만으로 납치되고 강제 입원된다. 그런 폭력은 말이 안 된다. 이런 비극은 빨리 끝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그토록 폐지를 외치는 보호입원 조항은 개정 정신보건법에도 요건만 강화된 채 그대로 남아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헌법재판소, UN 장애인권리위원회 등 여러 기관에서 ‘보호입원’ 조항이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고 지적함에도 삭제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은 정신보건법의 보호입원 조항에 대해 ‘국민의 신체의 자유를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해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4년 10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의 정신보건법의 보호입원 조항이 ‘장애를 근거로 한 자유의 박탈을 허용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고, 기존의 법률 조항 철폐와 정신보건서비스 제공되도록 보장하는 조치를 채택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장애계 단체는 국회에 개정 정신보건법 폐지와 함께 ‘정신장애인의 사회통합과 차별금지를 위한 법률(가칭) 제정을 청원했다. 이들은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지역사회 주거와 서비스 중심으로 정신건강정책을 전환하고, 정신병원과 요양원에 장기간 입원·수용 중인 장애인들의 실태를 조사해 탈원화와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법을 제정하고 시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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