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도 탑승 가능한 고속버스·시외버스 내년 도입

국토교통부·장애인단체,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정책 공동발표

◇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시승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시승을 하고 있다.

그동안 휠체어를 태울 수 있는 고속버스는 한 대도 없었다. 장애인단체들은 2014년부터 설과 추석이 돌아오면 ‘장애인도 버스 타고 고향 가고 싶다’는 구호 아래 장애인 버스 타기 행사를 진행해 왔다. 마침내 장애인들도 휠체어를 고속버스에 함께 싣고 고향을 갈 수 있게 됐다.
정부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를 내년부터 도입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국토교통부는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정책을 발표하고 휠체어에 의지한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는 고속버스 시승식을 개최했다.
행사에 참석한 전장연 박경석 대표는 “그동안 정부는 도로교통 사정 때문이 아니라 돈 때문에 장애인을 교통정책에서 배제해왔다” 며 “정부는 사람을 위해 투자해야 하고,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 김정렬 2차관은 “아직 안점검사도 더 해야 하고, 법규도 정비할 게 남아 있어서 이번 추석에는 이 고속버스를 이용하지 못하겠지만 내년 추석부턴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김기성 회장은 “전국에 휠체어도 탑승할 수 있는 시내버스 7천500여대가 운행 중인데 앞으로 확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시내버스뿐만 아니라 시외버스, 고속버스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정책’에는 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는 특별교통수단의 법정대수 기준을 상향조정하고, 농어촌버스와 마을버스 등 중형 저상버스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정부가 교통정책을 세울 때 국가교통위원회 정책심의 결정 과정에 장애인 등 교통약자 대표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국토교통부와 전장연은 민관협의체를 운영해 향후 개선과제를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최죽희 기자/newskw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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