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남성 고독사, 노인보다 많아…실직·이혼율 증가 요인

2015년 40·50대 남성 고독사 38.7% 차지

65세 이상 남녀를 합한 수치(386명, 31%)보다 많아


◇ 자료사진

‘젊은 고독사’가 늘고 있다. 고독사는 가족, 친척, 사회에서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죽음에 이르는 경우를 뜻한다.
지난 8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생활하는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인근에서는 41세 남성이 고독사했다. 이 남성은 6급 장애인에 혼자 살고 있어 서울시 소외계층 돌봄 사업인 ‘찾동(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대상자였다. 그러나 공무원의 방문을 거부하면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젊은 1인 가구일수록 외부와 접촉을 거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고독사 통계는 없다. 대신 2016년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던 김춘진(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아 공개한 ‘무연고 사망자 현황’ 자료로 고독사 통계를 추정할 뿐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국내 무연고 사망자는 총 1천245명이었다. 그 중 40·50대 남성은 483명으로 38.7%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남녀를 합한 수치(386명, 31%)보다 많았다.
무연고 사망 숫자도 증가세다. 2011년 682명에서 2014년에는 10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1천800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고독사가 실직·이혼율 증가 같은 경제·사회적 원인과 복지문제가 얽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 연구위원은 “대한민국 40~50대는 직장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직하면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심하면 가족과 멀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혼율 증가나 비혼 계층이 늘어나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매달 9700쌍, 연간 10만6000쌍이 갈라선다. 이혼·비혼 층이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고독사로 이어질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중장년층은 의료복지 서비스에서도 비켜나 있다. 의료 복지 정책은 대부분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다.
전문가들은 고독사를 막기 위해서는 ‘풀뿌리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1인 가구 증가세를 반영해 복지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부산에서는 최근 전국 최초로 고독사예방팀을 신설했다.
서울시는 최근 1인 가구가 모여 요리하고 목공예 수업도 받으며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특별 전용공간을 4개 자치구에 총 5곳을 마련했다. 서울 강북구는 중장년 1인 남성 가구를 위한 요리 수업을 진행하고, 서울 동대문구는 1인 가구 취미 동아리를 지원하는 등 사회 관계망 구축에 나섰다. 민관이 손잡고 건강은 물론 외로움을 관리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박민성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은 “1인 가구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정부와 민간이 공유해 건강 취약 계층을 우선 보살피고, 1인 가구가 서로 만날 수 있는 거점 공간을 마련해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공동체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죽희 기자/newskw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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