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국, 네가 하면 70년, 내가 하면 100년

광복절을 맞아 대한민국 건국의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가 하는 논란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1948년 8월 15일 그러니까 70년 전 오늘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을 건국일로 볼 것인지, 아니면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볼 것인지 보수와 진보진영사이에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광복절의 의미까지 색이 바래고 있다.
이는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은 광복 73주년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고 기쁜 날입니다.” 라며 ‘건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행사장인 박물관을 둘러보다 1948년 발행된 ‘우리나라 관보 1호’ 앞에서 임시정부를 수립한 1919년을 건국 시점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관보를 보면 대한민국 30년 9월로 되어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 30년이라고 표기했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는 것이다.
광복절 행사장에서도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김구 선생의 육성을 방송한 것은 문제인 정부의 건국 해석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가를 형성하려면 국민과 영토, 주권 등 국가의 3요소가 갖춰진 이승만 정부가 출범한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일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까? 필자가 생각하건데 내로남불 같은 유치한 발상이 아닌가 싶다. 문재인 정부가 건국 100주년을 들고 나온 것은 보수 정권시절 70주년이라 하니 나는 건국 100주년이라 하겠다는 발상이 아닌가 한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참 불쌍하게 느껴진다. 건국 70주년도, 건국 100주년도 그만뒀으면 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는 임시정부에 합당한 평가를 하고 대한민국 정부에는 정부에 합당한 평가를 하면 된다. 올해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70주년을 축하하고 내년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축하하면 될 일이다.
어느 정권이든 바뀌면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에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하는지 국민들은 피곤하다.

< 저작권자 © 강원장애인복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