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국보훈의 달과 6.13 지방선거

대표적인 불교 경전 금강경을 보면 이런 가르침이 있다. “내가 일으키는 사랑의 마음 하나가 전체를 사랑으로 물들이기도 하고, 내가 일으키는 미움 하나가 전체를 미움으로 물들이기도 한다. 나는 하나이면서 동시에 전체이다” 참으로 귀한 말씀이다.
신라 의상대사의 법성계에는 일중일체다중일(一中一切多中一)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일미진중 함시방(一微塵中 含十方) 일체진중역여시(一切塵中亦如是)라는 구절이 있다. ‘하나 속에 모두가 있고 여럿 속에 하나가 있다. 하나가 모두이고 모두가 하나다. 작은 한 티끌 속에 온 우주가 담겨있고 낱낱 티끌마다 온 우주가 들어있다. 자연 법계에는 하나가 모두이고 모두가 하나이다.’ 이러한 연비적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이 지구의 모든 생명은 하나가 소중하고 자연구성원 모두가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대상인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하나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선열들을 추모하는데 여야가 있을 수 없고 지역, 세대가 따로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충일을 맞아 광화문 일대에서는 초대형 태극기에, 태극기 우산, 태극기 머플러까지…. 현충일을 맞아 보수단체 태극기 물결이 서울 광화문 일대를 메웠다. 보수단체들이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이다. 참석자들은 자유 민주주의 수호와 현 정부의 적폐 청산 중단을 외치면서 “사수하자! 사수하자! 사수하자!”며 참가자들은 호국영령을 기리면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비판했다.
‘사수하자’는 것은 남북정상회담을 부정하며,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상국가의 대표가 아니며, 북한은 3대세습의 족벌 집단이지 국가가 아닌데도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에 국가 영향력을 모두 소진하는 국정 방향을 비토하며, 자유대한민국을 사수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국정기조가 잘못되었다는 주장이다.
또 정부가 적폐청산 명분으로 전 박근혜 정부, 이명박 정부 인사들을 정치보복을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연단에 올라 “촛불혁명이란 말을 앞세우고 모든 것을 혁명적으로 정리하려고 합니다”라며 목청을 돋우었다.
드루킹 사건에 대한 철저한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구호도 등장했고,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저서 배포 행사는 큰 인기를 끌었다. 이날 광화문 2곳에서 열린 집회엔 경찰추산 만 천 여명이 참가했고, 집회 뒤 청와대 앞 100m 지점까지 행진하기도 했다.
이는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동기를 갖고 싶어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고 싶어 하며, 그들이 자신의 뜻에 따라 복종해주기를 바라는 지배 욕구를 지니고 있어서 거리로 나선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다시 말해 자신을 대신한 집단을 지배하려는 욕구가 바로 권력욕이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정권이 잡는 쪽이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기도 하지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르는 달이기도 하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남녀차별과 함께 학력차별과 학교차별, 다문화가정의 증가에도 발생하는 인종차별, 장애인에 대한 차별 등 여전히 다양한 영역에서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 후보자들이 오직 선거승리를 목적으로 차별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는 단순히 지방자치단체를 구성하는 지역의 대표를 선출하는 제도만은 아니다. 지방선거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의 대표를 선출하고 이를 통해 헌법상 지방자치제도를 실현하는 제도이다. 지방선거에서 주민의 선거권은 비록 법률상 권리이기는 하지만, 그 본질은 헌법이 요구하는 민주주의원리와 지방자치제도의 실현을 통한 법치국가를 만드는 헌법적인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제도적 장치이지만, 이를 통해 공동체의 차별을 해소하고 사회적 통합과 정치적 평화를 추구하는 제도이다. 선거에서 차별을 없애려는 노력을 우선적으로 해야 차별 없는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은 깊이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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